Wild Tree, Magok
Craft Beer Pub, Hillstate Echo, Magok
Description Cormercial - Craft Beer
LOCATION B1, 161-11, Magokjungang-ro, Gangseo-gu, Seoul, Republic of Korea
AREA 58㎡
Date of Completion July 2017
PHOTO Soul Graph
정치, 과학, 교육 등 다방면에 걸쳐 업적을 남긴 미국의 아버지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은 맥주에 자유가 있다고 했다. 영화 터미네이터로 유명한 아놀드 슈워제네거(Arnold Schwarzenegger)는 '우유가 아기를 위한 것이라면, 어른을 위해서는 맥주가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부드러운 거품이 덮인 시원한 한 잔의 맥주는 오랜 역사만큼 고단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단순한 액체 이상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해왔다. 마곡 신도시에 위치한 수제 맥주 전문점 '와일드 트리(Wild Tree)'는 맥주가 사람들에게 심어놓은 정체성인 해방감, 자유, 휴식 같은 단어를 가게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강렬하고도 이색적인 자연 풍경을 오롯이 담아 놓는 방식을 택했다. 덕분에 최근 들어 수제 맥주를 내세운 여러 술집이 도시적이고 모던한 인테리어, 빈티지, 폐 공장 느낌의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 등에 집중되어 있는 것과는 전연 다른 개성을 품고 있다.디자이너는 플로리스트, 화가, 요리사 등 다양한 사람들과의 협업을 통해 공간을 조성했다. 또한, 클라이언트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가게 이름이 '와일드 트리'인 만큼 도시의 일상을 온전히 망각하고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마치 밀림과 같은 장소를 구현하고자 애썼다. 트로피컬로 공간을 지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주인공은 당연히 식물이라고 봤다. 때문에 다양한 식물들이 곳곳에 배치될 것을 먼저 고려하고, 거기에 잘 어우러질 수 있는, 그리고 포용할 수 있는 인테리어를 풀어내고자 노력했다.'와일드 트리'가 입점한 개발 신도시 복합 상가 지하 1층이라는 장소성은 차가운 도시 그 자체였다. 대척점에 있는 자연으로 사람들을 초대하기에는 용이하지 않은 조건이었다. 디자이너는 지하 중앙에 있는 선큰(Sunken) 공간을 눈여겨봤다. 주변 가게와 다 함께 공유하는 공간이었지만 파사드에 아트페인팅 기법으로 초록색 배경을 채우고, 와일드 트리의 마스코트인 큰 부리를 가진 새 투칸(Toucan) 을 그려 넣었다. 또한, 전면 개구부에 개폐형 창문을 만들고 내외부에서 자유롭게 함께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을 두어 중앙의 선큰이 마치 와일드 트리가 독점한 연장 공간으로 인식되게끔 도모했다.가게 내부에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숲 한가운데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곳곳마다 스포트라이트를 활용해 밀림 속에서 산란하는 빛을 연출한 것이 눈에 띈다. 벽과 천장의 경계가 느껴지지 않는 자연의 초록색과 다홍색이 사방에서 풍성한 입체감으로 감싸 안는다. 대리석으로 만든 T자형 바 하부에는 식물의 패턴이 은밀하게 새겨져 있고, 고재와 무심한 곡선의 가구들이 자연스럽게 공간을 채우고 있다. 왠지 저 너머 어딘가에서 새소리와 바람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빠른 속도와 삭막함이 감도는 신도시 빌딩 지하에 위치한 술집에서 마치 대자연의 숲 한가운데 앉아 맥주를 마시는 것 같은 경험은 너무나 아이러니하여 기묘하면서도 아련하다. 고객의 발길을 끌기에 더할 나위 없는 미학이 숨 쉬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느끼는 온전한 휴식감과 편안함은 그래서 좀 더 통상적이지 않고 소중하다.
- 인테리어스 2017년 10월 호 기재 / 인테리어 모아디랩 취재 남형권 사진 Soulgraph 진성기 www.soulgrap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