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ot coffee, Uiwang
Cafe, Uiwang
Description Cafe
LOCATION 72, Bugokjungangnam 6-gil, Uiwang-si, Gyeonggi-do
AREA 86㎡
Date of Completion September 2019
PHOTO Soo Min Kim
오래된 마을을 생각해 본다. 동네 어귀의 큰 나무 아래 설치된 평상에서 할머니들은 수다를 떨고, 아이들은 뛰어놀며 한가로이 오후를 보내는 풍경. 평상이 자리한 곳은 마을 사람들 누구에게나 오픈된 공간이다. 도시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기도 하다. 그러나 도시 사람들에게도 오픈 공간에 대한 갈망은 있을 터, 쓰리닷커피의 디자이너는 마을에 대한 애정을 담아 카페의 콘셉트를 세웠다.
쓰리닷커피의 인테리어는 개량된 한옥과 동양의 이미지를 떠오르게 한다. 한옥은 주변 흐름을 해치지 않고 공기의 순환 역시 내외부를 드나들며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건물이다. 이 ‘내외부의 자연스러운 연결’은 쓰리닷커피의 가장 큰 콘셉트였다. 도로를 향해 크게 뚫린 개구부가 있는 구조를 적극 활용해 개방형 입면을 가진 카페로 계획됐다.
쓰리닷커피의 입구 전면에는 12m 폭의 도로가 있는데 디자이너는 이곳을 ‘도시마당’이라고 명명하고 인테리어의 한 요소로 끌어들였다. 일종의 카페 앞마당 같은 느낌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건물 지반이 도로보다 낮아 생기는 틈에는 우드 데크를 시공했는데, 이를 평상과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안으로 들어서면 길을 지나다니면서 봤을 법한 나무, 돌, 시멘트 등 자연스럽고 친숙한 재료로 꾸며진 내부가 펼쳐진다. 공간의 핵심이 되는 평상은 한국의 전통건축에서 쓰는 대청마루를 재해석해 만들었으며, 같은 톤의 우드 테이블을 매치하고 방석을 놓아 평상의 매력을 한껏 살린 편안한 좌식 공간을 마련했다.
쓰리닷커피가 외부와 동떨어진 공간이 아니라 바깥과 자연스레 연결된 느낌을 주는 공간이길 바랐기에, 내부 바닥도 출입문 쪽 바닥과 마찬가지로 모래를 연상시키는 콩자갈로 마감했다. 또한 유리벽을 사이에 둔 채 안과 밖 모두에 평상을 설치했다. 카페 전면의 유리벽 옆은 한옥의 창호지 문살에서 모티브를 따왔고 내부 평상 위에는 서까래와 같은 디자인을 적용했다.
휴식 같은 공간을 만들고자 한 의지는 카페의 테이블과 의자 등 가구에서도 드러난다. 합판이라는 평범한 자재를 구해 정성껏 자르고 샌딩하여 보다 가치 있게 만들어 냈다. 합판의 나무색은 공간의 분위기를 한층 따뜻하게 만든다. 몇몇 군데에 놓인 투명한 아크릴 테이블은 휴식과 커피에 중점을 둔 디자이너의 선택이다. 배경을 해치지 않고, 최소한의 자재를 사용함으로써 ‘사람’과 ‘커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화분들도 디자이너가 하나하나 직접 배치한 것으로, 동양적 분위기를 돋울 수 있도록 ‘오죽(烏竹)’으로 골랐다. 디자이너는 널찍한 파사드를 새하얗게 칠해 공백의 테두리를 만들어 바쁜 거리와 경계 짓고자 했다. 평상 위 천장은 처마를 연상시키는 형태의 우드로 마감해 그늘 밑에서 커피를 즐기는 것 같은 여유로움을 선사했고, 젠 스타일의 조명을 매치해 포인트를 주었다.
쓰리닷커피는 현재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전에는 별달리 구경할 것이 없어 빠르게 골목길을 지나치던 사람들은, 쓰리닷커피가 생긴 이후로는 발걸음을 천천히 하며 새로 생긴 카페를 둘러보는 여유를 갖게 되었다. 디자이너는 쓰리닷커피가 일시적으로 인기를 끌다가 사라지는 핫플레이스가 아닌, 오래도록 동네에 남아 사랑방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한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 “아, 거기에서 만나자.” 하면 단박에 떠오르는 공간으로 남았으면 하는 디자이너의 마음이 다정하다.
인테르니앤데코 2019년 11월호, 월간 인테리어(Interiors) 2019년 11월호 수록